화천군 사내면

면사무소를 방문하며...

지금은 고향을 떠나 서울에 살고 있지만 늘 이맘때가 되면 어린 시절 뛰놀던

아지랑이 핀 시골 들녘이 그리워진다.

아이들이 독립하고 나면 농촌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사창리에 조그마한 임야를 마련하고 농장을 준비 온지

어느덧 10여년이 다 되간다.

내년부터는 토종닭이라도 몇 마리 길러 볼까 싶어 둘러보고 오는 길에

사내면사무소에 들렸다.

닭들이 비라도 피할 수 있도록 조그마한 하우스라도 하나 지어야 될 것 같아

행정절차를 질의하려 하였으나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담당자가 출장 중이었다.

막연히 기다릴 수도 없어 되돌아서는데

옆자리의 여직원이 하던 일을 멈추고 일어서더니

담당은 아니지만 알아봐 드릴 테니 잠깐 기다리시라며 차를 한잔 내준다.

옆에서 지켜보니 여기저기 몇 번씩이나 전화를 다시 한다.

아마도 자기업무가 아니다 보니 군청 이곳저곳으로 알아보는 것 같았다.

몇 분이 지나자 기다리게 해 죄송하다며 상세하게 설명해 준다.

자기는 “김 미자” 이며 혹 불편한 점이나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언제든지 전화하라며

이름과 전화번호도 메모해 준다.

자기 업무도처리만도 바쁠 텐데 참으로 친절한 직원이었다.

이런 공무원들이 있는 한 우리농촌에 미래가 어둡기만 한 것도 아니며

사내 면장은 참으로 복 많은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산 그림자와 어우러진 저녁놀이 유난히 아름다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