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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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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36 작성일 2002-07-09 04: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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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 여중생 죽인 미군 부대의 부대장에게 감사패가 웬말?
작성자 특파원
내용
이럴 수 없습니다. 정말 이럴 수 없습니다!!!!


지금 미군에 감사패가 웬말인가?
이름 : 오마이뉴스

이일화 기자 ruins@orgio.net

경기도가 우리 여중생 2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2사단 사단장의 이임식에 맞춰 감사패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한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도대체 뭐가 그리도 감사해서 우리 여중생 2명의 목숨을 앗아가 놓고서도 제대로 반성조차 하지 않고 있는 미2사단 책임자에게, 그것도 국민의 혈세를 들여 감사패를 만들어주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더군다나 우리측 피해자들이 책임 있는 사과를 요구하며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 정부 당국자가 우리들을 대표해서 감사패를 주겠다고 나서는 건 저들로부터 비웃음이나 사기 딱 알맞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러니까 저들이 우리를 우습게 보는 것이다. 명색이 국민의 대표라는 사람들이 국민들 편에 서기는커녕 국민들이 힘을 다해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등을 받아내고야 말겠노라며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끼어들어, 그 상대방인 미군 책임자에게 감사패를 드리겠다고 비굴하게 허리를 굽히고 있으니 우리를 우습게 보지 않을래야 우습게 보지 않을 방법이 없지 않은가?

결국 미군이 지금처럼 잘못을 저질러놓고도 사과나 반성을 할 줄 모르게 된 것은 저들만의 잘못은 아니라는 생각조차 든다. 어떤 측면에서는 미군을 그렇게 잘못 길들인 우리 자신의 인과응보일 수도 있다는 어이없는 생각조차 든다.

그래서 이같은 우리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도 이번 기회에 한번 진지하게 돌아봐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중생 2명의 꽃다운 삶을 앗아가고도 제대로 뉘우칠 줄조차 모르는 미군들의 오만과 횡포에 대해 따끔한 일침을 가함으로써 유사한 사례의 재발을 방지하고, 불평등한 한미 관계를 재정립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을 가능케 한 우리 자신의 잘못에 대해 눈을 뜨지 못한다면 미봉책에 불과할 것이라는 판단이 든다.

천금 같은 귀한 자식을 잃은 부모들이 피눈물을 흩뿌리며 책임 있는 사과 등을 요구하고 있는 이 와중에, 그 상대방인 미군 책임자에게 우리 국민들을 대표해 혈세를 들여 만든 감사패를 전달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을 우리의 대표로 뽑아준, 혹은 뽑히도록 방관한 우리 자신의 무책임함과 무관심에 대해서도 깊은 반성이 있어야만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말처럼 사실 선거판에 나오는 사람들 가운데 이 사람이다 싶은 이가 거의 없다 보니 그런 측면도 적지 않지만, 그 동안 우리는 우리의 대표 자리를 너무 등한시하며 방치해둔 감이 있다.

우리를 대표하지는 못하더라도 우리를 잘못 대표해 책임있는 사과를 받아내야 할 미군에게 오히려 혈세를 들여 감사패 따위나 만들어다 바치는 사람들만큼은 앞으로는 절대 용납해선 안된다.

힘없는 나라 백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우리 땅에서 객식구인 미군 따위에게 억울한 대접을 당하는 것만 해도 억울하고 분통이 터지는 판국에, 우리 잘못으로 말미암아 우리를 잘못 대표한 누군가가 잘못된 감사패 놀음 따위로 우리를 욕되게 만드는가 하면, 잘못된 한미간의 불평등한 관행을 더 한층 굳혀 나가는 일만큼은 결단코 막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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