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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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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221 작성일 2001-07-21 09: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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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자는 소설가인가 보다
작성자 공직협
내용
서울시 홈피 직원광장에서 퍼왔음.



지난 7월15일 집중호우로 인하여 수해를 입은 시민여러분께 인재냐 천재냐

를 따지기전에 먼저 진심으로 사과를 드립니다.

저의 느낌음 몇자 적어봅니다.

저는 빗물펌프장 전기분야를 담당하는 직원입니다.

평시에는 7개 유인펌프장과 6개 무인간이펌프장 및 4개 무인수중펌프의

유지관리를 담당하고 비상시에는 혼자서 고척1간이 빗물펌프장에서 펌프를

가동한답니다.
고척 간이 빗물펌프장은 22,900V(특고압)를 수전하고 모타펌프 120HP×3대

가 설치된 무인 빗물펌프장입니다.

저는 7월15일 고척 간이 빗물펌프장을 가동하면서 느낀 점을 적어봅니다.

7.15일 00:30분 현장에 도착하여 기전설비를 점검하고 펌프가동대기를 하

다가 00:40분 개봉2펌프장으로부터 펌프장을 가동하라는 연락을 받고 모타

펌프를 00:57분까지 총3대를 가동 완료 하였습니다.

그런데 02:20분 경부터 펌프장 부근이 물이 차 올라오기 시작하였음.

그래서 펌프장 앞 주택에 거주하는 아주머니들이 우산을 쓰고 구경하고 있

길래 제 핸드폰이 물에 젖어 고장났으니 전화 좀 사용합시다 아무래도 마

대(모래자루)를 요청해야 할 것 같습니다 라고 부탁하자 "우리 집은 전화

가 없어요" "우리 집은 전화가 고장났어요" 라고 거절하더군요 그래서 부

근에 있는 백광화학(펌프장과 약50M 떨어짐) 직원에게 부탁하여 전화로

펌프장이 침수되니 마대(모래자루)를 보내 달라고 구청 재해대책 상황실에

연락하고 펌프장으로 돌아오니 펌프장은 침수되고(02:50분) 있었습니다.

조금 있다가 펌프장 전등 전열이 침수로 전원이 차단되더군요(특고압 판넬

하단 30㎝ 정도 잠김) 그래서 겁이나 높은 곳으로 올라가 감전사고 에

대비하여 차량 및 보행자를 통제하고 있었는데 펌프 맨홀(1500×1500)에

설치된 스틸그레팅에 각종 쓰레기가 막혀 펌프 효율이 떨어지고 있어 감전

사고를 무릅쓰고 쓰레기를 치우자 백광화학 직원 2명이 도와주러 물 속으

로 들어 왔습니다.

고맙지만 22,900V전압이 언제 물 속으로 흐를지 모르니 나가달라고 하자

그래도 웃으면서 저와 함께 쓰레기를 치웠습니다. 우산 쓰고 구경하던 아

주머니들은 자기 집 지하가 침수되더라도 그냥 구경하고 있더군요 결국

03:30분 경 펌프장 부근 침수가 복구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를 슬프게 하는 것은 아침 09:30분 경 우산 쓰고 구경하던 여자

로 추정되는(경황이 없어 얼굴을 자세히 보지 못함)사람과 ○○○원장이라

는 여자 분이 오시더니 당신이 펌프장 담당이냐 묻 길래 그렇다고 하자

정신 못 차리는 사람이구먼 왜 침수 된 후에 펌프를 가동하였느냐 02:30분

경에 어슬렁거리고 나타나 펌프를 가동하였다고 그러는데 구청장한테 책

임을 물어야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간의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증인으로 백광화학 직원들도 있다

라고 답변하자 무슨 벌레 씹은 얼굴을 하더니 "당신과 이야기할 필요가

없지" 하면서 가시더군요. (나중에 우리 직원에게 들은 이야기지만 정말

로 구청장실을 방문하였다고 함)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주민들의 시민 의식을 논하기 전에 우리의 메

스컴을 이야기하고자합니다.

만약 제가 물 속에서 쓰레기를 건지다가 감전사로 죽었다면 메스컴은 다음

3가지로 보도하겠지요

1. 펌프장 직원이 펌프를 가동하다가 감전사로 사망하였음.(각종 사고가

많을 때)

2. 펌프장 직원이라는 사람이 그것도 전공이 전기라면서 어떻게 물 속에

들어가 펌프를 가 동하나 정말 한심한 직원이다 아마 술이 만취되어 그렇

겠지 그러니 서울시가 물바다가 되는게 정상이다.(현 시점의 기사)

3. 펌프장 직원이 감전사를 예견하고도 침수방지를 위해 펌프를 가동하는

의로운 죽음이다. (국민적 영웅을 만들어야 할 사회분위기 일 때 기사)

물론 메스컴은 단조로운 기사로는 독자 및 시청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기

때문에 침소봉대 하는 것은 알겠지만 정말이지 진실을 왜곡하고 "펌프장

직원이 술에 만취되었다" "주민이 펌프장을 찾아 가 직원을 깨우자 그제

서야 펌프를 가동하더라" 는 등 유언비어를 기사화 하여 가뜩이나 수재로

화가 나있는 시민을 선동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하겠읍니다.

요즈음 돌아가는 사회분위기로 보아서 1.2.3번 기사 중 어느 것이 보도

될 것인가는 여러분은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글 제주 없는 제가 두서 없이 글을 올려 미안하며, 정말이지 수해를 입은

선량한 주민에게 는 얼굴을 들 수 없습니다(우산 속 여자와 높으신 여사님

제외하고).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며 정부에서도 만족 하리만큼은 못하더라

도 적절한 피해 보상이 이루어 졌으면 합니다.

참고로 침수원인은 펌프장 설계시 강우빈도가 10년, 시간당 74.3MM로 설

계되었으나, 금번 15일 밤은 시간당 96MM라는 37년만의 폭우로 인하여 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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